RAS 표적 신약 후보 진전, 임상 데이터 ‘D-데이’ 2026년으로 다가와
임상 단계 정밀 종양학 기업 에라스카(ERASCA INC: ERAS)가 차세대 RAS 표적 항암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 속에 31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5.23% 상승한 3.7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약 520만달러(약 72억8,000만원) 규모로, 거래량은 140만여주를 기록해 최근 평균을 웃돌았다. 시가총액은 약 10억5,540만달러(약 1조4,775억원)로 전일 대비 약 5,824만달러(약 815억원) 증가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회사가 올해 내내 강조해온 RAS 타깃 신약 후보 ERAS-0015와 ERAS-4001에 쏠려 있다. 에라스카는 2025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범-RAS 분자 글루(ERAS-0015)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고, 이어 범-KRAS 억제제(ERAS-4001)의 IND도 제출했다. 같은 해 8월 발표된 2분기 실적 자료에서 두 후보 물질 모두에 대해 2026년 최초 1상 단독요법 데이터 공개를 예고하면서 중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3년 넘는 현금 보유력, ‘희석 리스크’ 부담 완화
올해 차익 실현 매물이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이날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은 배경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에라스카는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장기 유가증권을 합쳐 약 3억8,700만달러(약 5,418억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금으로 2028년 하반기까지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점상 추가적인 대규모 증자 부담이 당장 가시권에 있지 않다는 점은 임상 결과를 기다리는 중소형 바이오 투자자에게 중요한 안도 요인이다.
다만 회사는 2025년 8월 최대 2억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신규 ATM(At-The-Market) 증자 프로그램을 체결해 주가 상황에 따라 수시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해 둔 상태다. 이는 필요시 신속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의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구간마다 공급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오버행(과잉 공급)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핵심은 2026년 데이터… 기대와 리스크 공존
에라스카의 기업 가치는 결국 2026년으로 예정된 ERAS-0015, ERAS-4001의 초기 임상 데이터에 의해 좌우될 공산이 크다. 두 후보 모두 RAS/MAPK 경로를 정조준하는 만큼, 대장암·췌장암·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에서 대규모 시장을 겨냥할 수 있지만, 아직 사람 대상 유효성·안전성 데이터는 전무하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전임상 우월성 지표와 장기 현금 보유력은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으나, 임상 초기 단계 바이오 특성상 실패 시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재조정될 위험도 상존한다.
이날 5%대 주가 상승과 1,400만달러(약 196억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 증가는 시장이 단기 이슈보다 중장기 임상 스토리에 다시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임상 데이터까지는 최소 1년 이상 남아 있는 만큼, 향후 ERAS-0015·ERAS-4001의 구체적 개발 진척, 파트너십 체결 여부, ATM 활용에 따른 자본 구조 변화 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