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무산 후 재평가 국면에서 나온 급락
8일 뉴욕증시에서 실리콘 모션 테크놀로지(ADR) (Silicon Motion Technology Corp: SIMO) 주가가 8.50% 하락한 110.85달러(약 15만5천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2억9,510만달러(약 4,130억원) 증발했다. 거래량은 129만5,693주로 최근 평균을 크게 웃돌며, 단순한 숨 고르기보다는 ‘재평가 매도’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SEC 공시·SNS에 번지는 성장 둔화 우려
투자자들의 시각은 최근 공시에서 드러난 성장 둔화 신호에 쏠려 있다. 회사는 작년 4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 조정과 재고 소진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언급해왔고, 최신 연차보고서(Form 20‑F)에서도 데이터센터·모바일 수요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조정과 맞물리며, 이날 SNS와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낙폭 과대 매수”와 “구조적 성장 둔화의 시작”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동시에 확산됐다.
잇단 SEC 공시에도 실망 매물 우세
SEC 공시 흐름도 단기 심리에 부담을 줬다. 최근 수개월간 실리콘 모션은 잇따라 6‑K 등 정기 공시와 함께 내부자 지분 매각 계획(폼 144) 신고가 이어졌고, 일부 보고서에서는 재고 조정과 고객사 투자 지연 가능성이 언급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내부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팔 타이밍을 찾고 있다”는 해석이 퍼지며, 이날 급락장에서 반등을 시도하던 매수세를 다시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플래시 컨트롤러 강자’에 쏠린 시선
실리콘 모션은 낸드 플래시 컨트롤러 분야 글로벌 강자로, 데이터센터·PC·모바일 기기용 스토리지 수요 확대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돼온 종목이다. 다만 인수 무산 이후 독자 행보를 택한 뒤로는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AI·고성능 스토리지 수요를 발판으로 다시 재평가 받을 것이란 기대가 팽팽히 맞서는 구도다. 이번 8.5% 급락이 일시적 과민반응인지, 업황 및 회사 체력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재평가의 서막인지는 향후 실적 발표와 추가 공시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