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속 전쟁·유가 리스크, 월가는 어디까지 버티나
미국 증시는 5월 8일(현지시간) 강한 고용과 AI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S&P500이 7398.93, 나스닥이 26247.08로 각각 0.8%, 1.7%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우는 0.02% 오른 49609.16에 그쳐 대형 산업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장 개장 전 발표된 4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115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의 두 배를 상회했고, 실업률은 4.3%로 안정됐다. “침체 우려를 밀어내지만, 물가와 임금이 여름에 다시 문제될 수 있다”는 경계가 동시에 제기되며, 연준이 현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란 인식이 강화됐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20%대 초반까지 높아지고, 첫 인하 시점은 2027년 이후로 밀렸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국채 10년물 금리는 4.38%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연준은 이날 민간 신용펀드 환매 압력에 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해 금융불안 우려를 다소 진정시켰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인텔·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약 5% 끌어올렸다. 반면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 클라우드플레어, 트레이드 데스크, 익스피디아 등 일부 성장주는 급락해, AI·반도체 중심의 편중 랠리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전체적으로는 S&P500 기업의 1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하고, 실적 발표 기업의 80% 이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며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
글로벌 변수도 여전하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1달러대, 금 선물은 온스당 4700달러 중반대로 올라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 투자자들은 당장은 AI 투자와 견조한 고용에 더 무게를 두며 에너지·지정학 리스크를 ‘백그라운드 노이즈’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다음 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유가 충격이 물가에 얼마나 전이됐는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