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흔든 유가·금리 쇼크, 월가에 무슨 신호인가
미국 증시는 5월 15일(현지시간) 기록적 고점에서 후퇴했다. S&P500은 1.2%, 다우는 1.1%, 나스닥은 1.5% 하락했고, 중소형주 러셀2000은 2.4% 밀리며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AI 수혜 대형 기술주가 낙폭을 키우며 전일까지의 상승분을 되돌리는 흐름이었다. 엔비디아는 약 4% 하락해 S&P500 하락을 주도했다.
직접적인 방아쇠는 중동 전쟁 장기화 속 유가 재급등이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108달러선으로 다시 뛰었고, 호르무즈 해협 교통 차질과 미·이란 휴전 불안이 공급 리스크를 키웠다. 이에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5% 중반, 30년물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며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재점화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채권 수익률 상승이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직결된 셈이다.
경제 지표는 나쁘지 않았지만 시장을 달래진 못했다.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3월 감소에서 반등에 성공했으나, 최근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소매판매까지 ‘물가 재가열’ 신호가 겹치면서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의 상원 인준으로 파월 의장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시장은 보다 매파적인 연준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섹터별로는 에너지주만 1%대 상승으로 버티며 사실상 유일한 피난처가 됐고, 기술·반도체·성장주는 차익실현과 금리 부담이 겹쳐 조정을 받았다. 개별 실적 뉴스는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최근 강한 실적을 낸 발전·유틸리티와 전통 에너지 기업들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진행 중이지만 에너지 공급 해법은 보이지 않아,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금리 불안이 당분간 글로벌 위험자산의 핵심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