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가 고른 두 종목… ‘AI 반도체’ 인텔과 규제에 둘러싸인 우버
미 하원 민주당 원로이자 전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원이 5월 29일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 우버 주식을 각각 대규모로 매수한 것으로 6월 23일 공개된 공시에서 확인됐다. 인텔 매수 규모는 100만~500만 달러(약 15억~77억 원), 우버는 50만~100만 달러(약 8억~15억 원)로, 단일 거래 기준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의원 개인 투자다.
인텔(Intel Corporation: INTC)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를 타고 2026년 들어 주가가 200% 안팎 급등해 S&P500 내 ‘톱 픽’으로 꼽힌다. 최근 구글 TPU 대형 주문, 히타치·Cadence 등과의 파운드리·AI 협력 확대, 1분기 실적 깜짝 호조와 대형 투자은행의 ‘매수’ 상향이 겹치며, 25일 기준 주가는 13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다만 AI 열풍을 선반영한 높은 밸류에이션과 금리 불확실성 탓에 단기 조정과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는 분석도 나온다.
우버(Uber Technologies: UBER)는 글로벌 1위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으로 2023년 처음 영업흑자를 낸 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주가는 연초 대비 10%대 하락해 70달러 초반에 머물며 연중 고점 대비 약 30% 낮은 수준이다. 1분기 실적에서는 모빌리티·배달·멤버십을 중심으로 매출과 자유현금흐름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후 규제·소송 리스크가 다시 부담으로 부각됐다.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유료 구독 서비스 ‘우버 원’의 기만적 결제·해지 관행을 문제 삼아 제소하고, 3,000건이 넘는 성범죄 관련 소송과 더불어 최근 이사회의 ‘상습적 컴플라이언스 실패’를 겨냥한 주주대표소송까지 제기되면서 규제 비용과 평판 리스크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펠로시는 하원 민주당 지도부를 20년간 이끌며 바이든 행정부의 CHIPS·과학법 등 반도체 산업 보조금·연구개발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인텔처럼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가진 반도체 기업이 대표적인 수혜처라는 점에서 이번 인텔 대규모 매수는 이해충돌 논란 소지를 안고 있다. 그는 남편 폴 펠로시가 과거 대형 기술주·반도체 옵션 거래로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거두면서 ‘의원 가족이 비공개 정보를 활용해 돈을 번다’는 의혹의 상징적 인물이 됐고, 이를 계기로 의원 개인 주식거래를 전면 금지하자는 이른바 ‘PELOSI 법’ 논의까지 촉발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80% 안팎이 의원·가족의 개별 종목 보유 금지를 지지하는 가운데, 펠로시가 정부 보조금과 규제 이슈의 정중앙에 서 있는 인텔·우버에 수십억 원대 자금을 베팅한 사실은 의회 주식거래 전면 금지 법안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일 전망이다.